[2016-6호] 제20대 국회 개혁입법과제 제안

작성일시: 작성일2016-06-27   
▣ 제안 배경

지난 5월 29일 임기가 만료한 제19대 국회는 여야가 모두 경제민주화를 경제 분야 핵심공약으로 내건 선거를 치르고 구성되었다. 또, 원 구성 첫 해에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각 정당 후보가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놓음에 따라 제19대 국회에서의 경제민주화 입법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하지만 그 들뜬 기대감은 이내 깊은 한숨으로 변해갔다. 대통령 취임 전부터 경제민주화 용도 폐기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우려는 현실이 되어 경제민주화는 이내 창조경제, 규제완화, 경제살리기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경제개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 이행률은 42%에 불과하다. 형식적인 법안 통과 여부가 아니라 통과된 법안 내용의 실효성까지 고려할 경우에는 이행률이 고작 20.5%에 불과하다. 이는 결국 지난 5월 29일 임기가 만료한 제19대 국회의 경제민주화 입법 성적표이기도 하다.

이제 경제민주화 입법은 제20대 국회의 과제가 되었다. 제19대 국회가 해내지 못한 경제민주화 입법을 제20대 국회가 해내기를 바라면서 경제개혁연대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제20대 국회 개혁입법과제 제안」보고서를 발간한다.

▣ 기본방향

총 6개 분야 37개 과제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보고서는 「제19대 국회 개혁입법과제 제안 (2012.4.17.)」과 그 내용에 있어서 상당 부분 유사하다. 4년 전에도 제안되었으나 결국 관철되지 못한 경제민주화 입법과제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두 가지 점에서 기존 보고서와 차별화되는데 그 중 하나는 재벌개혁 또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있어서 공정거래법보다는 상법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기업집단에 대한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 행위들 중에는 상법을 통해 규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법의 불비로 말미암아 공정거래법을 통해 규제되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예컨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 대규모내부거래의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등). 제20대 국회는 상법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상법관련 입법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둘째, 이번 보고서에는 4년 전 입법과제 보고서에서 다루지 않은 노동, 조세, 공공부문 관련 입법과제도 포함되어 있어 그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이는 그만큼 이들 분야의 문제들도 재벌 및 하도급관련 문제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내용

이번 보고서에 새롭게 포함된 입법과제들 중 몇 가지를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소유구조개선
과 관련하여 공익법인을 이용한 지배권 강화 방지와 자사주 처분에 대한규제 강화를 제안한다. 즉, 공익법인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에 대해서는 공익법인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하고, 자사주가 특정 우호주주에게 매각되어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도록 자사주 처분에 대해서도 신주발행 방식을 강제하는 입법을 제안한다.

둘째, 소액주주 보호와 관련해서는 ‘주주간 비례적 이익 보호’를 이사의 의무에포함시키고, 계열회사간의 합병 또는 영업양수도가 있을 때 이들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회사는 특수관계인으로 보아 이들의 의결권을 제한하며, 자사주 보유 회사가 인적분할을 할 때 신설분할법인의 자사주가 존속분할법인에 배정되지 못하도록 하는 입법을 제안한다. 우리나라 법원은 판례상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 대상에 ‘회사의 이익’만 포함시키고 있어 대주주에 의해 소액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안이 발생해도 무죄를 선고하고 있어 문제이다 (예컨대,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의 건). 따라서, 주주간 비례적 이익 보호도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에 포함됨을 상법에 명시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소액주주 보호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상법은 주주총회 결의와 관련하여 특별한 이해관계가 있는 자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상법 제368조 제3항), 특별이해관계자에 해당하는 주주의 범위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다. 계열회사 간의 합병이나 영업양수도가 있을 때 이들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다른 계열회사를 특별관계인에 포함시켜 합병비율이나 거래가격을 지배대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책정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재벌그룹들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인적분할 전에 미리 자사주를 매입하고 인적분할 후 분할신설법인의 자사주를 분할존속법인에 배정하고 있는데 이는 부당하게 분할신설법인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줄이고 총수일가의 의결권을 늘리는 것으로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금지될 필요가 있다.

셋째, 도입된 지 1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외이사제도
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추천을 받은 후보가 선임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므로 외부 소액주주로부터 추천받은 후보가 선임되도록 고치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일정 지분 (예컨대,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독립주주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에 해당되지 않으면서 회사와 중대한 거래관계가 없는 자)가 후보를 추천한 경우 해당 회사 이사회는 별도의 경쟁후보를 추천하지 못하고, 독립주주 추천후보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독립주주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있어서 해당 회사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이사의충실의무와 관련된 상법규정들을 재정비할 필요가있다. 1998년 이사의 충실의무가 상법에 도입되었으나 (제382조의3), 해당 법문의 한계와 해석상의 논란으로 인하여 거의 사문화되었다. 먼저, 법 조항에 ‘이사와 회사의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 회사의 이익을 우선해야 함’을 분명히 하고, 현재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관련 조항들을 한곳에 모아 규율상의 차이를 해소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배주주도 이사와 마찬가지로 충실의무를 부담하도록 상법 제 401 조의 2(업무집행지시자 등의 책임)를 개정해야 할 것이며, 이사가 이해상충이 있는 자기거래를 하였음을 주주인 원고가 주장할 경우, 입증책임을 전환하여 피고인 이사 (지배주주 포함)가 거래의 공정성을 입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입증책임의 전환이 어렵다면 최소한 검사인선임청구권 제도를 도입하여 불법행위가 존재한다는 중대한 의심이 있는 경우 법원으로 하여금 검사인을 지정하여 정보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절차적·실체적 공정성이 확보되지 못한 경우에는 이사가 원상회복 책임을 부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원도급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경우 사내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도 원도급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채권과 마찬가지로 공익채권으로서 다른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되도록 하는 입법조치가필요하다. 사내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의 경우 원도급업체 근로자들과 동일한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정규직과 정규직간 임금격차의 자율적인 해소를 유도하고, 보다 객관적인 정보에 입각해서 관련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별기업의 고용형태 공시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다. 즉,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하여 근속연수·성별·직군별로 근로자 수와 평균급여를 공시하고, 신입사원의 초임, 미등기임원의 평균보수 등도 공시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조세정책에 있어서는 주식양도차익 과세 대상 확대와 누진세율 적용, 보다 자세한 국세정보 공개, 소득세 최저한세의 도입, 고소득자 세액공제의 축소 등의 입법조치가 필요하다.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다른 자산소득과의 형평성 제고뿐만 아니라 조세에 따른 기업의 배당정책 왜곡 문제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의 소득세·법인세 100분위 자료를 보다 자세히 공개하도록 하여 보다 객관적인 정보에 기반한 정책논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과세표준이 일정 수준을 넘는 근로자들이 모두 최저한의 소득세를 납부하도록 하여 국민개세주의 원칙을 실현하고,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교육비, 연금저축, 기부금 등에 대한 세액공제 한도를 보다 엄격히 설정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공공기관임원의 선임 절차를 개선하고 (낙하산 인사 근절 등), 책임추궁이 가능하도록 하는 입법조치들이 필요하다. 먼저, 공공기관 임원 선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민간위원들을 현재와 같이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 추천하기 보다는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들과 협의하여 추천토록 하여 위원회의 국민 대표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공공기관 임원에 대한 책임 추궁을 현재와 같이 해당 공공기관이나 관할 정부 부처의 장에게만 맡기기보다는 일반 국민도 원고가 되어 손해를 끼친 임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소송제도’의 도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여덟째, 규제개혁위원회도 민간위원의 경우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들과 협의하여 추천한 자 중에서 위촉하도록 하여 규제개혁위원회가 특정이해관계 집단의 로비창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심사 범위를 명확히 하여 정부 입법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된 의견서와 위원회의 심사내용 등 모든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위원회 활동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한편,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남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면심사위원회의 독립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현재와 같이 법무부장관이 모든 외부위원을 추천하기보다는 국회와 법원 등도 외부위원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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