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호] 이재용 항소심 판결의 전망과 과제(1)

작성일시: 작성일2018-03-20   
○ 지난 2월 5일 서울고법(정형식 부장판사)은 삼성 이재용 항소심 재판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부분에 대하여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여 이재용은 구속 353일 만에 풀려남.

○ 항소심 재판부는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현안이나 승계 작업이 없었고 따라서 이를 위한 묵시적 청탁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1심 판결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압력 관련 문형표・홍완선 판결과도 상반된 것임.

<항소심 판결 中>
“삼성 승계와 관련된 개별 현안들이 결과적으로 이재용의 삼성전자 또는 삼성생명에 대한 지배력 확보에 직・간접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지만, 애초에 의도한 주요한 목적이 아니라 여러 효과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 항소심 판결은 크게 (1) 이재용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현안이나 승계 작업이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과 (2) 2009년 변양균 사건을 기본 배경으로 하는 것임.

<2009년 변양균 사건>
검찰에서 삼성의 경우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등으로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금산분리원칙의 완화, 삼성생명(주) 및 삼성카드(주)의 상장 등 금융감독위원회 소관사항, 기업지배구조 및 출자총액제한, 독과점 문제 등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사항, 정기 및 특별세무조사 등 국세청 소관사항, 노사문제 등 노동부 소관사항 등이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각 현안들에 대하여 변양균 전 실장으로 하여금 삼성그룹에 유리하도록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의 취지로 뇌물을 주었다고 기소한 사건으로서, 당시 법원은 “각 기업의 일상적인 모든 현안에 대하여 어느 경우에라도 불리하지 않게 해 달라는 정도라면 이는 ’유의미한 정도의 구체성 있는 청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하여 제3자 뇌물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음.

○ 그러나 이러한 항소심 판결은 (1) 이재용이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과 (2) 개별 현안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모두 승계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임.

- 즉, 이재용 재판에서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등 개별현안들은 2009년 변양균 사건과 달리 개별현안들이 모두 한 곳을 가리키고 있고 그것은 바로 ‘성공적인 승계작업’임. 그것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하려다보니 불법과 위법이 발생한 것인데 항소심은 그 차이를 간과함.

○ 우선 이재용의 삼성그룹(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항소심의 판단과 달리 매우 취약한 상태였고, 이건희 와병 이후 조속히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음.

- 삼성은 총수인 이건희 조차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직접지분이 3.38%(이재용은 0.57%)에 불과하여,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매개로 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음.

- 삼성의 승계는 곧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의 지배권 확보를 의미하는 상황에서,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25.1%)과 삼성SDS(11.25%)를 중심으로만 지분을 보유한 이재용은 이를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으로 전환시켜야 할 과제가 있었음.

- 삼성의 승계작업이 천천히 진행됐더라면 무리수가 없었겠지만, 2014년 5월 이건희가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이재용은 내부 지분율이 취약한 삼성전자를 삼성생명을 통해 지배하는 불안정한 지배구조를 안전하게 이어받아야 할 상황이었음.

- 항소심 재판부가 당시 삼성의 상황을 조금만 살펴보았다면 삼성의 가장 큰 과제가 경영권 승계 현안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음.

○ 다음으로 항소심 재판부가 쟁점이 된 개별현안들을 면밀히 살펴보았다면 모두 이재용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음.

○ 첫째, 개별현안들 중 삼성물산 지배력 확보와 관련한 이슈는 다음과 같음.

-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 이재용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제일모직과 삼성전자의 주식을 보유한 삼성물산을 합병함에 있어 합병비율을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 이재용의 삼성전자에 대한 주식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었음.

- 삼성물산 합병에 따른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삼성물산 주식 처분의 최소화 : 삼성물산 지배력 확보를 위해 공정위에 처분물량의 최소화를 위한 로비를 할 유인이 있었음.

○ 둘째, 개별현안들 중 삼성생명과 관련한 부분은 다음과 같음.

- 삼성그룹의 고질적인 지배구조상의 문제점은 금산분리 정책상 문제인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 있음.

- 즉, 공정거래법상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주식행사 제한 문제, 제일모직(구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강제 전환 위험,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4조 위반 논란, 주식가치 평가기준에 대한 보험업법 개정 여부 등 삼성 지배구조를 흔들 위험이 상존하고 있었음.

-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 금융위원회 승인 추진 :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추가자금 투입 없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삼성에 우호적인 박근혜 정부에서 이를 추진할 유인이 있었고, 이재용 입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었음.

○ 그 외 1심에서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지위와 역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 금융・시장감독기구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작성한 이재용 승계와 관련하여 작성한 보고서 등을 통해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한 바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등 승계작업을 추단할 수 있는 자료들이 있었음에도 항소심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음.

○ (상고심 전망) 경영권 승계현안의 존재 여부는 법률적으로 ‘뇌물’의 범위 및 ‘청탁’의 범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상고심의 중요 논점이 될 것으로 예상됨.

-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작업 여부는 뇌물공여죄의 동기이자 청탁의 대상임.

- 여기서의 승계작업이라 함은 단순히 지배권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재용의 비용을 최소한으로 들이는 것과 현재의 불안정한 지배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항소심에서는 이를 의도적으로 분리하여 판단함으로써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다보니 안정적 승계에 유리해졌다’는 모순된 결론에 이름.

- 항소심은 경영권 승계작업을 구성하는 개별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판단한 것이므로, 상고심에서 개별현안의 배경과 의미, 기타 사실들을 종합하면 이재용으로의 경영권 승계현안과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됨.

- 이 경우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제3자 뇌물죄도 유죄로 나올 수 있고, 뇌물 공여도 적극적 공여자의 지위로 바뀌게 되어 파기환송심 판결에서 형량이 가중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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