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날짜집중보다 내용이 더 문제다

위평량(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작성일시: 작성일2018-03-26   
현행 주주총회의 일반적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거의 모든 주총이 이 시기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2017년의 경우 12월 결산 상장사 45%가 3월 24일 하루에 개최됐다. 주총집중은 구조적인 요인이 더 크다. 즉, 우리나라 주식회사 중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의 약 93%가 12월 말을 기준으로 결산일을 정하고 있고, 자본시장법 제159조는 기업 사업보고서를 결산일 이후 90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 주총부터 '주총분산 자율 프로그램'을 도입했으나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그런데 이 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주총 진행방식과 내용, 주총에 이르기까지 과정에서 주주 의견이 충분히 개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총집중으로 인한 형식적인 주주배제보다 경영진 또는 대주주들을 위한 제도적·실질적 배제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주총과 관련된 제도적 미비점들은 다음과 같은 경제민주화과제들을 정착시킴으로써 기업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주주총회 실질화가 요구된다. 서면투표 및 전자투표의무화가 시급한데, 이는 작년 말까지 작동돼 온 섀도우보팅제도가 폐지된 바 주총의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소액주주 참여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주총집중보다 주주의견 배제가 더 문제 또 권고적 주주제안 허용을 통해 주주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주총 장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하고 이 논의가 이사회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주주총회 승인사항 확대가 필요하다. 즉, 대규모 자산양수도 규모가 자기자본 50% 이상인 경우 주총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또 상법개정을 통해 재무제표를 승인하는 것으로 하되 이사회에 재무제표 승인권한을 부여하는 경우 최소한의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임원보수한도 승인에 있어서 이사와 감사 등에 대한 보수산정 원칙 및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주주 회사경영과 관련된 정보 접근성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상법상 일정 요건을 갖춘 주주는 회계장부와 서류 열람 또는 등사를 청구할 수 있으나, 열람 가능한 장부를 특정하고 있지 않아 매우 제한적인 자료만 볼 수 있다. 자회사 분식회계 등에 의한 손실이 모회사주주들에게 전가되지만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문제 등이 있다. 따라서 회계장부 열람권 대상 확대와 이중장부열람권 도입, 주주명부 열람권 강화, 주주들에게 조회공시 요구권 부여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사와 감사에 대한 엄격한 감시 필요 마지막으로 회사 이사 및 감사에 대한 보다 엄격한 감시가 필요하다. 사내외이사 및 감사의 이사회 및 하부위원회 출석 여부, 주주총회에서 선임시 이들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테면 겸직 현황, 과거 일정기간 경제관련법 위반 여부, 일정기간 본인 및 소속법인과 해당회사 특수관계인과 거래 등의 자료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제도적 개선이 주총 날짜 집중의 형식적인 문제보다 중요하며 경제민주화에 근거한 실질적 주총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식할 필요가 있다. * 이 글은 내일신문 3월 23일자에 실린 글로 필자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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