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정책과 활동 > 보도자료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 개선,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공정거래법 개정 지연으로 ‘총수일가 사익 편취’ 및 ‘공시의무’ 규제 공백 발생 우려
법률 아닌 시행령 개정으로 밀어붙인 정부와 수수방관하고 있는 국회 모두 책임

1. 2월 임시국회가 개원했다. 여야 정당들은 하나같이 민생⋅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지난 1월 임시국회 역시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고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2월 국회 역시 많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규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을 반드시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2. 2016년 정부는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 규제를 자산규모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규모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 원 이상)과 공시대상기업집단( 5조 원 이상)으로 나누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는 상호출자⋅순환출자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채무보증 금지 등을 적용하고, 공시대상기업집단에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와 공시의무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2016.9.30 시행)하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상향조정(및 공기업집단 제외)하는 한편,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신설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와 동시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기준 완화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등은 7조원으로 완화하되 공시의무는 5조원 기준을 적용하는 안을,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모두 5조원 기준을 유지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그런데 이들 법안은 작년 12월 8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이후 지금까지 전혀 심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3. 작년 9월 시행령 개정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수는 2016.9.1 기준 65개에서 2016.10.1기준 28개로 줄었다. 37개 기업집단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공정거래법 및 시행령에 따라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부득이한 경우 5월 15일)까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해야 하는데, 그 전까지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기준과 절차를 정비하지 않는다면 현행 시행령의 자산 10조원 이상 기준만 유효하게 되고, 이 경우 37개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 등 경제력집중 규제 뿐 아니라 최소한의 공시의무와 사익편취 규제에서도 벗어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때부터 이미 제기되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국회에서 충분한 심의를 거쳐 법률 개정을 통해 제도를 종합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타당함에도 불구하고, 규제 완화를 명분으로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여 규제의 공백이 발생할 소지를 만든 것이다. 사안의 중차대함에 비추어볼 때, 상임위 및 소관 법안심사소위 등의 필수적 논의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는 국회 역시 책임이 없지 않다.

4. 따라서 이번 2월 국회에서 여야 정당들은 반드시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규제 공백이 발생하는 불상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규제 공백을 이유로 졸속으로 법안이 처리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작년에 정부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을 당시 경제개혁연대는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보다 세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예컨대 경제력집중 억제 규제, 지배주주의 부당한 사익추구 규제, 기업 간 불공정거래 규제, 금산분리 규제, 기업집단 정보 공시 의무 등으로 규제를 구분하여 각각의 목적에 따라 적용범위를 달리 정하자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방식도, 자산규모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방식 대신, 자산순위를 기준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자세한 내용은 2016.8.10자 경제개혁연대 보도자료「공정거래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한 의견 제출」참조). 단순히 자산 5조원 또는 7조원 또는 10조원 여부를 떠나, 차제에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에 제대로 정비하지 않는다면 이를 재론할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국회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면밀히 검토하여 규제 공백을 막을 뿐 아니라,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제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개정안을 마련하여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논평 원문(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