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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석래 회장은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사퇴하라
증선위 제재 취소 소송 항소심도 패소, 지금이라도 수용하고 물러나야
감사위원 선임 안건 부결된 것은 총수일가 전횡과 지배구조에 대한 냉정한 평가

1. 어제(3/21) 서울고등법원은 ㈜효성이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조사·감리결과조치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효성은 2014년 7월 증선위가 분식회계를 이유로 조석래· 이상운 등 대표이사 두 명에 대해 해임권고 조치를 내렸으나 불응한 채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2016년 7월 1심에서 패하자 항소를 제기하여 소송을 계속해왔다. 효성 측은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하여 상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제개혁연대는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이 지금이라도 증선위 제재를 수용하고 ㈜효성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2. ㈜효성은 시가총액이 4조 4천억 원에 달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저평가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여기에는 최하위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효성의 지배구조 문제가 주요한 요인이다. 2014년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조현준 사장 등이 분식회계와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후에도 ㈜효성은 주주총회에서 이들을 재선임하고 조 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부사장까지 등기이사로 선임하여 3부자 가족 이사회 체제를 만들었다. 그 후 증선위로부터 대표이사 해임권고 조치가 내려졌지만 효성은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고 2015년 주주총회에서 측근 사외이사들을 재선임한 후 2016년 주주총회에서 다시 조 회장 등의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사외이사 중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이 반대했지만 회사 측은 연임을 강행했다. 분식회계를 저지른 당사자가 모두 버젓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증선위 제재와 별개로, 조석래 회장이 실제 대표이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조석래 회장은 올해 83세의 고령으로 2014년 분식회계 등 혐의로 기소될 당시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불구속상태로 재판을 받았고, 작년 1월 1심 재판부 역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올해 1월에는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로 그룹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장남인 조현준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석래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효성의 대표이사만은 놓지 않고 있다.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경영진에 책임을 묻는 것은 고사하고, 실제 역할 수행도 의문인 총수의 대표이사 자리를 지키겠다고 의미 없는 소송을 이어갈 뿐 아니라 이사회까지 무력화하는 ㈜효성은 시가총액 4조 원이 넘는 거대기업이지만 그에 걸맞은 지배구조는 전혀 갖추지 못한 시대착오적 기업이다.

3. ㈜효성은 지난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부결된 것을 시장의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일부 반대가 있었으나 통과됐지만,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표결에 부치지도 못한 채 부결되었다고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장기 재직한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우려하여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감사위원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총수 일가의 전횡과 효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총체적이고 냉정한 평가다.

㈜효성은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고 스스로 자정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힘들 것이라는 상황 인식을 가져야 한다. 주주가 2만 명이고 직원도 7천 명이 넘는 회사를 가족회사로 착각하고 공사 구분 못하는 총수 일가의 전횡이 계속되는 한 ㈜효성은 물론 그룹 전체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조석래 회장이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고 사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