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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적격성심사 대상과 기준 보완 필요
삼성 금융계열사에 의식조차 없는 이건희 회장을 대상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실질적 영향력 행사하는 자가 제외되는 문제점 확인, 유명무실 제도 전락 우려
심사 대주주 범위 확대하고 특경가법과 상법 위반도 고려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필요

1. 최근 언론보도에서 금융당국이 “적격성 심사를 할 대상자가 누구인지”를 판단하는 것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 때문에 보험, 증권회사 등에 대한 대주주적격성심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어제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한 결과,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심사의 대상이며, 모두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한다.

“대주주적격성 심사”는 2015년 7월 제정(2016년 8월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사지배구조법’이라 함)에 따른 것이다. 동 법률은 금융회사의 임원 등 지배구조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법으로, 제정 당시 쟁점 사항 중 하나가 대주주에 대한 동태적적격성 심사였다. “대주주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란 금융회사의 대주주의 자격 유지 여부를 정기적으로 심사하고, 정해진 자격에 미달하는 경우 시정명령, 의결권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여 부적격한 대주주를 걸러내기 위한 것이다. 동 제도는 금융사지배구조법 제정당시 이미 은행, 은행지주회사, 저축은행 법령에서 시행하던 것을 전 금융사(일부 금융사 제외)로 확대한 것이다.

2 그런데,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상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제정 당시부터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첫째, 자격심사 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에 한정하고 있는 점, 둘째 적격성 유지 요건에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관련법률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만 정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특경가법 및 상법 위반이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이다. 이와 별건으로 실제 심사 수행과정에서 심사의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3. 금융사지배구조법에서는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이 적격성 심사대상이 되며, 최다출자자 1인이 법인인 경우 “그 법인의 최대주주 중 최다출자자 1인”을 말하며, 그 최다출자자 1인도 법인인 경우에는 “최다출자자 1인이 개인이 될 때까지” 같은 방법으로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순환출자 구조인 경우에는 “동일인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로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자”가 심사대상이 된다.

문제는 법률 등에서 정해진 심사대상이 실제 해당 금융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의 경우 47.03%의 지분을 보유한 이건희 및 특수관계인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이며 이중 최다출자자는 지분 20.76%를 보유한 이건희이다. 따라서 금융사지배구조법상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대상은 이건희가 된다. 그러나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건희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실제 이건희는 삼성생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현행 법률은 심사대상을 이건희로 정하고 있는 것이다. 법률의 취지에 따른다면 사실상 삼성그룹 및 삼성생명을 지배하는 이재용이 적격성 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이 합당하다.

즉, 현행 규정에 따라 적격성 심사대상이 결정된다면 사실상 의사결정 능력이 없어 금융관련법 등을 위반할 수 없는 상태의 자를 심사대상으로 하여 적격성 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또, 심사대상자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가 계속해서 금융관련법 등을 위반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4. 이러한 문제는 비단 삼성그룹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거나, 일반투자회사가 지배하고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개인이 직접 또는 법인을 통해 지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분 상속 또는 증여로 2, 3세가 지배권을 승계하지 않는 이상 ‘현 회장’은 건강상태와 무관하게 계속 동일인으로 지정될 것이며, 삼성생명 이건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과 동일한 문제는 다른 금융회사에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이 문제는 국회의 금융사지배구조법 제정 당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심사대상 축소와 대상자 한정을 위해 매우 기계적으로 지분율만을 고려한 결과이거나, 또는 단순한 입법미비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대주주적격성 심사제도의 문제와 한계점이 분명해진 이상 드러난 문제점을 방치할 수 없다. 적격성 심사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경영에 참여하는 일정 범위 내의 특수관계인도 포함하도록 하고, 심사대상 법령에 상법 및 특경가법을 포함하도록 하여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대상 등을 법 제정 취지에 맞도록 개정해야 한다.

5. 또,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공정거래법, 세법, 금융관련법 등을 위반한 경우에만 문제 삼고 있는 바, 현실적으로 주로 문제가 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과 상법 위반도 적격성 유지요건에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부적격 대주주를 배제하기 위한 것임을 감안할 때, 주로 재벌총수일가가 연루된 형사사건에서 횡령⋅배임 등을 가중 처벌하는 특경가법 위반이 누락되어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6. 대주주적격성 심사제도의 문제와 한계점이 분명해진 이상, 국회와 금융당국은 금융사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서둘러 보완작업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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