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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원칙을 부정하는 효성
분식회계 및 횡령,배임의 당사자 이상운 부회장의 사내이사 후보 제안은 철회해야
경제 범죄자를 경영에서 배제하는 제도적 장치 및 유명무실한 징계조치 개선 필요
기관투자자들도 적극적인 Engagement 활동을 통해 효성의 태도 변화 이끌어야

1. 효성이 오는 9월22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지난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부결된 상황에서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하기 위해 개최되는 것으로, 당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주주권익 침해이력, 장기연임, 독립성 부족, 대주주일가의 횡령과 배임 등의 범죄행위를 적절히 감독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하였다. 임시주주총회에서는 3명의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하고 이들을 다시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과 함께 사내이사로 이상운 전 효성의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2. 그러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중 권오곤 후보와 김명자 후보는 독립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권오곤 후보는 경기고 출신으로 조석래 회장, 이상운 부회장 그리고 최중경 사외이사와 동문이다. 이상운 부회장이 52년생, 권오곤 후보가 53년생으로 1년 선후배 관계로 보이는데, 과연 권오곤 후보가 이상운 부회장의 업무수행을 독립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김명자 후보는 조석래 회장의 부인인 송광자 부사장의 경기여고 동문으로, 둘 다 44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동창이거나 1년 선후배로 보인다. 회사는 송광자 부사장이 98년부터 지금까지 근 20년간 효성의 비서실에서 상근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공시하고 있다. 독립성 부족 등의 이유로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최소한의 외관상독립성도 갖추지 못한 후보자를 제안한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3. 더 큰 문제는 이상운 부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한 것이다. 이상운 부회장은 분식회계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해임권고를 받은 분식회계의 당사자 일 뿐 아니라, 특경가법상 횡령 및 배임으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 그리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 받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따라서 이상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증선위의 해임권고를 기망하는 행위 이다.

먼저 분식회계에 대한 이상운 부회장의 책임에 대해 살펴보자. 효성은 2014년 뿐 아니라 2017년에도 분식회계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두 번의 조치에 따르면 분식회계 기간은 2005년부터 2016년 3분기까지로, 이상운 부회장은 2002년부터 2017년 3월 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니, 이상운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대부분의 기간에 분식회계가 있었던 것이다. 분식회계는 그 규모도 중요하지만 반복성도 중요한 것인데, 징계를 받은 후에도 다시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것은 개선의 노력도 없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이상운 부회장은 증선위로부터 분식회계로 임원해임권고를 받았음에도 사임하지 않고 거의 2년 반을 임원직을 유지하다가, 올해 4월 4일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으며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다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것이다. 2016년 정기주주총회에서도 비록 부결시키지는 못했으나 조석래, 이상운, 조현준, 조현상 등 횡령, 배임과 관련된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던 주주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에 손해를 끼쳐 법정형을 선고받았을 뿐 아니라 분식회계의 직접적인 당사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겠다는 효성 이사회의 판단은 자본시장의 일원으로 두는 것이 적절한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상식 수준에서 납득할 수가 없는 결정이다. 특히나 회계투명성 및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현 공인회계사회장인 최중경 사외이사가 이러한 의사결정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회계업계의 대표로서 적정한 처신이라고 볼 수 없다.

다음으로, 분식회계로 이상운 부회장에 대한 “임원해임권고” 조치에 대해 살펴보자. 2014년 효성은 분식회계로 인해 회사 과징금 20억원을 비롯하여 대표이사에 대한 과징금 5천만원(조석래 회장)과 2천만원(이상운 부회장), 그리고 임원 해임권고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하였고, 소송 과정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징계라는 이유로 해임권고의 이행을 거부하였다. 그러나 효성은 2심까지 행정소송에서 패소했고, 7월 상고를 취하하였다. 대표이사를 사임한 것은 4월이고, 상고를 포기한 것은 7월로 이상운 부회장의 사임이 해임권고를 이행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사임 또는 해임을 하고 다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로 선임되어도 증선위의 해임권고를 이행한 것으로 간주한다면, 지배주주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증선위의 임원해임권고가 아무런 효과가 없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감독당국은 해임권고를 기망한 효성과 같은 기업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과징금 제도를 비롯한 분식회계 조치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에 대한 과징금의 상한이 최대주주인 경우 5천만원, 그렇지 않은 경우 2천만원에 불과한데, 이를 개정하여 보다 실효성 있는 징계를 해야 할 것이다.

4. 상장기업은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만큼, 투명한 경영은 기업의 선의가 아니라 의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상장기업에 조금 더 엄격한 법적 책임과 도덕적인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성은, 주주와 시장은 안중에도 없는 안하무인격의 경영을 하고 있다. 범법자가 다시 경영계로 복귀하는 반복적인 행태는 현행 제도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조속히 임원의 자격제한에 대한 규정을 신설 또는 강화하여, 분식회계, 횡령, 배임 등으로 유죄를 받은 임원들은 다시 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거래소는 시장을 기망하는 효성이 상장회사의 자격이 있는지 엄격하게 심사하여 관리종목 지정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은 단순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 뿐 아니라, 자율적으로 회사의 문제점을 수정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Engagement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금이라도 효성의 이사회는 시장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인물을 찾아 새로운 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를 제안해야 할 것이다.


논평 원문(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