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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신임 정지원 이사장, 상장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역량 집중해야
한국거래소, 정치권의 과제 아닌 시장의 운영·감시기능 강화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상장회사 지배구조 모니터 강화, 동태적 지배구조 심사 및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등 필요

1. 한국거래소는 내일(10/31)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이사장으로 정지원 후보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및 파생상품시장 등의 운영 및 시장감시를 위해 설립된 공공성을 띤 주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친정부 인사의 주요 낙하산 투하처였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도 유력후보의 돌연 사퇴와 후보자 추가공모 등 논란이 있었는데, 이는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기 충분하다.

2. 경제개혁연대(소장 :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결정되는 관행에 우려를 표하며, 이것이 자칫 한국거래소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신임 정지원 이사장은 개인의 역량이 아닌 정치적 고려에 의해 이사장으로 선임되었다는 세간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정치권의 숙원과제인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 추진이 아닌, 한국거래소 운영의 전문성 제고 및 시장 감시기능 강화와 같은 본연의 임무에 집중함으로써 한국거래소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3.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한국거래소가 상장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신임 정지원 이사장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상장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강화된 기준을 도입하고 적극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효성의 경우 계속된 분식회계, 증선위 임원 해임권고 불이행, 감사위원 공석 방치 등 지배구조상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거래소는 이것이 관리종목 지정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포괄규정이 있지만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경우 기업 및 주주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제주항공 상장 당시 지배주주 안용찬 대표이사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에서도, 한국거래소는 규정의 취지와 실질은 외면한 채 형식만을 검토하여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한국거래소가 상장 및 상장유지와 관련하여 규제의 공백이 있는 경우 재량권을 행사하여 그 취지에 맞도록 하는 것이 당연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관련규정을 축소 해석함으로써 계속되는 회사의 지배구조 미달로 주주 및 이해관계자가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거래소의 보다 바람직한 모습은 먼저 상장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하여 규정에 흠결이 있는지 살펴보고 이를 보완하는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보다 재량권을 적극 활용하여 이를 해결하는 것이다.

둘째, 상장회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상장회사에 대한 과도한 부담 및 해외 주요거래소에서 상장자격 부여 후 동태적 심사를 실시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지배구조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이다.
현재 지배구조에 관한 사항은 상법과 금융관계법령에서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데, 이중 상법의 경우 그 이행을 전담 관리하는 정부부처가 존재하지 않으며 금융관계법령의 경우에도 지배구조에 관한 사항의 일부에 대해서만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 또는 관리종목 지정요건으로 두고 있다. 사실상 유일한 지배구조 관련 이행점검기구인 한국거래소가 이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면, 상장회사의 돌연한 지배구조상의 문제로 인한 주주 및 이해관계자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지배구조공시제도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올해 3월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Comply or Explain”(원칙준수, 예외설명) 방식의 지배구조공시제도를 도입하였으나, 지배구조 보고서를 제출한 비율은 9.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초 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하는 금융회사를 제외하면 4.4% 수준으로 실적이 저조한데, 이는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배구조 공시 여부를 기업의 자율에 맡겨 이행율과 실효성을 떨어뜨린 데에 그 원인이 있다. 기업지배구조 공시의 이행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 외에 일정규모 이상의 코스닥 상장회사에 대해서도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지배구조 모범규준 중 이사의 책임과 의무에 관한 사항, 경영진 성과평가 및 보상에 관한 사항, 공시에 관한 사항 등은 이번 지배구조공시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는데, 이와 관련된 내용도 추가·보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배구조 공시에 관한 사항을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현행 방식은 오히려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공시세칙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자세한 내용은 이승희 (2017.10.25.), “기업지배구조 comply or explain 공시현황 평가”, 이슈&분석 2017-11호, 경제개혁연구소 참조).
한편, 한국거래소는 “Comply or Explain”방식의 지배구조공시제도가 지배구조에 대한 동태적 적격성 심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듯한데, 지배구조공시제도는 회사가 자율적으로 지배구조에 관한 사항을 설명하는 정보일 뿐이기 때문에 지배구조의 위험이 높은 상장회사에 대한 규제당국의 규제인 “지배구조에 대한 동태적 심사”와는 성격이 다른 것임을 밝혀둔다. 끝.

논평 원문(HWP)